최초 여성 총무계장 등 ‘최초 수식어’ 만든 장본인
‘많이 아는 사람이 친절하다’ 공부 매진 몸소 실천
섬진강 홍수 피해 때 탁월한 판단·맹활약한 여장부
“주민들의 든든한 버팀목·뒷배경 되는 공직자 될 터”

“업무를 가장 많이 잘 아는 것이 친절한 사람이다. 주민들의 뒷배경이 되어 주민이 원하는 일을 최대한 풀어가는 것을 공직자의 사명으로 삼고 실천해 왔습니다.”

39년의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능숙함을 넘어 탁월하게 대민업무를 처리해 동료들은 물론 주민들로부터 인기와 신망이 두터운 손인자 곡성군 민원실장(4급 서기관·59·곡성읍).

손 실장은 업무를 만질때면 늘 가능성을 열어두고 끝까지 해결하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는다. 부드러우면서도 때론 딱 부러진 카리스마로 능숙능란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답을 찾기 어려울때는 현장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그래서 뚝심과 소통의 달인으로 긍정에너지를 전하면서 여성 공직자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1984년 공직에 몸을 담은 손 실장이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2005년 7월 인사때다. 7전 8기 도전 끝에 지방행정 6급으로 승진해 삼기면사무소로 발령받아 근무를 시작했다.

50대 이상의 여성 공직자라면 이해될만한 여성 공무원들의 승진 애로를 공감하는데, 손 실장도 6급 승진할 때 그랬다. 어렵게 6급에 승진한 뒤 발령받은 삼기면사무소 첫 보직이 민원계장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업무분장을 하면서 곡성군 읍·면사무소 최초로 여성 총무계장으로 파격 인사가 단행되면서 한때 동네가 시끄러웠다.

남성 전유물이자 대민 총괄업무로 선임계였던 총무계장을 어떻게 여성공무원이 할 수 있겠느냐?며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까지 우려반 기대반 화제가 됐다.

그러나 손 실장은 대범함과 섬세함 두가지 장점을 최대한 살려 총무계장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2년 6개월을 지나 삼기면을 떠날 무렵 주민들이 붙잡을 정도로, 또 모든 여성공직자들이 하나둘씩 ‘믿어도 돼’라는 분위기속에 핵심 중간 간부직의 문이 열린 계기를 만들었다.

“저는 6급 보직 때 가장 행복하고 보람이 컸습니다. 삼기면사무소 총무계장 시절이 제 인생의 분기점이 된 것 같습니다.” 공직생활 중 다이나믹한 시절을 이같이 회고했다.

읍·면사무소 첫 여성 총무계장을 지낸 손 실장은 이후 타의추종을 불허한 친화력, 그리고 높은 신임을 얻게 되면서 곡성군 여성 최초 홍보팀장, 여성 최초 기획계장, 여성 최초 부부 서기관(남편 김석곤 前곡성군 민원실장) 등 기록적인 신화를 써 내려갔다.

또 2018년 오산면장으로 부임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면장이 기관장이라 어려움도 따르지만 손 실장에게는 제일 재미있게 근무한 시간이었다. 대민업무를 볼 때 실제 엄마들이 많아 여성면장으로서 소통의 폭을 최대한 넓혀갔다.

특히 지역 현안문제를 미리 조사한 뒤 일목요연하게 책자로 만들어 군의회와 집행부에 미리 공유하는 방법을 택하면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선도적인 방법을 도전해 실제 큰 효과를 이끌어냈다.

업무를 꽤뚫기 위해 평소 열심히 공부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손 실장의 탁월한 능력은 2020년 8월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대홍수로 피해가 발생하자 한달전 주민복지과장으로 발령받고 이를 대응하는 모습에서 확인됐다.

한번도 경험이 없었던 대홍수가 나자 대응에 갈피를 잡지 못할때가 많았다. 행정행위를 하다보면 규정 때문에 현장에서 충돌이 생길때가 많지만 신속하고 깔끔한 방법을 단숨에 찾아낸 손 실장의 순발력에 모두가 놀랐다.

‘아수라장인 현장에 맞추자니 규정이 발목을 잡고, 규정만 생각하자니 주민이 울고’. 이재민이 사용하는 체육관내 텐트 간격이며, 의식주 해결을 위한 밥솥이나 수저·젖가락, 이불 등 재해구호물품 관리 총괄책임자 역할을 한치의 오차없이 수행해 냈다.

진퇴양난의 환경속에 손 실장은 상급기관의 지적이 있더라도 가능한 현장에 맞춰 결정을 내렸다. 구호물품 조달과 지급상황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율해 가장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동분서주 뛰었다.

동료들도 소신 있는 손 실장의 결정을 무조건 믿고 따랐다. 주민들도 불가능한 일 같았는데 깔끔하게 해결점을 찾은 손 실장의 업무처리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섬진강 홍수로 맹활약한 여장부의 모습이 이 때 빛을 냈던 것이다.

손인자 민원실장은 “제7회 곡성인물상을 수상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면서 “주민들의 든든한 버팀목과 훌륭한 뒷배경 되는 공직자의 길을 걸으며 ‘군민이 더 행복한 곡성’을 만들어 가는데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 실장은 곡성군청에서 4급 서기관으로 퇴직한 김석곤(前곡성군 민원실장)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손인자 곡성군 민원실장 프로필◆

· 전남 여수시 출생(1964년)
· 여수여자고등학교 졸업(1983년)
· 순천공전전자계산과 졸업(1987년)
· 한국방송통신대학 중어중문학과 졸업(2013년)
· 1984년 8월 여수시청 공직 첫 출발
· 1990년 3월 곡성군청 전입(곡성읍, 고달면)
· 2005년 7월 지방행정 6급 승진
-삼기면 총무팀장, 여성가족팀장, 평생교육팀장
-기획실 홍보팀장·기획팀장, 여성가족팀장, 복지정책팀장
· 2018.7월~5급 사무관 승진(곡성군 오산면장)
· 2020.7월~곡성군 주민복지과장
· 2023.2월~곡성군 민원실장

<주요 수상 경력>
· 2015년 행정자치부장관 표창
· 2017년 여성가족부장관 표창
· 2018년 국무총리 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