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재 곡성군의원, 섬진강도깨비마을에 대한 단상
2018년 06월 02일(토) 18:40
②섬진강도깨비를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섬진강에는 각종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고려 우왕 때 왜인들이 섬진강 내륙지역까지 침입하여 식량을 갈취하는등 각종 노략질을 일삼을 때 갑자기 수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나타나서 울어대는 바람에 혼비백산하여 도망갔다. 백성들이 이 사실을 조정에 고하자 두꺼비에 대한 고마움을 갚고자 강 이름을 두꺼비 섬(蟾), 나룻터 진(津). 이라 고 명명(命名) 해줬다는 일화가 있다. 이때부터 강을 섬진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두꺼비들이 수만 마리가 나타나 울어댔다는 이야기가 귀신의 장난이 아니고는 있을 수 있는 일일까? ‘두꺼비’와 ‘도깨비’ 어감도 비슷하고 섬진강에서 생긴 일이라면 뭔가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왜인들을 쫓기 위해 두꺼비를 이용한 도깨비의 장난으로 해석해야 맞을 것 같다. 두꺼비는 나라의 흥망을 나타내는 조짐으로 또는 불보를 보호하는 신령스런 동물로 기록에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두꺼비에 관한 기록은 비교적 일찍부터 나타나는데,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애장왕 10년 6월에 개구리와 두꺼비가 뱀을 먹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고, 백제본기에는 의자왕 20년 4월에 개구리와 두꺼비 수만마리가 나무 위에 모였다는 기록이 있다.
무엇보다 섬진강도깨비 하면 생각나는 것이 마천목장군의 ‘섬진강도깨비어살’이다. 소년 마천목이 강가에서 주어 온 돌멩이가 사실은 도깨비들의 대장이었다. 도깨비들이 나타나 대장을 돌려달라고 호소하자 마천목은 부모님께 공양할 물고기를 잡기위해 어살을 쌓아 줄 것을 제시했다. 곧바로 도깨비들이 어살을 만들어 주고 대장돌멩이를 돌려받고 큰 절을 하며 물러났다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역사적으로 큰 인물들이 효심이 지극했다는 사실은 후손들이 다소 미화 할 수 있다고 본다. 마천목장군 또한 마씨 문중의 후손들에 의해 미화된 이야기쯤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144여년이 지난 곡성현 고지도에 두가어살 마천목 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다면 실제로 마천목의 효심이 매우 깊었다는 사실을 유추하게 된다. 마천목장군은 15세된해에 平山申氏인 어머니의 고향인 곡성 오곡면 당산촌으로 부모님과 함께 이사를 왔다고 한다. 마천목은 섬진강변에서 매일 물고기를 잡아 부모님께 공양을 했는데 이 부분에서 섬진강도깨비어살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실제로 도깨비들이 어살을 만들어 주었을까? 이 또한 사실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구전으로 전해진 것은 사실인 듯싶다. 다만, 믿기 어려운 도깨비어살 이야기지만 내용 자체가 효를 위한 훈훈한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전개되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또 1872년 지방지도를 살펴보면 마천목이 귀(도깨비)를 시켜서 어살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표기되어 있다. 이 부분은 우리 곡성군이 심청과 함께 효의 본 고장임을 주장할 수 있는 역사적 실증자료가 된다고 본다. 비록 학술적 뒷받침은 미비하지만 가치 있는 사료이다. 요즘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여 각종 관광 상품을 기획하여 관광객유치에 혈안이 되어있다. 심지어는 고증되지도 않고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을 억지로 맞추어 스토리텔링화 하는 자치단체도 있다. 상대적으로 관광자원이 빈약한 자치단체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한 수단으로 스토리가 있는 관광지를 만들기 위한 일이다. 그 만큼 스토리텔링은 관광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물며 섬진강어살이라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고집부릴 만한 소재가 뒷받침해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는 그동안 스토리텔링화 하는데 소극적이었다. 기차마을의 ‘요술랜드’는 명칭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부지선정도 깊은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 섬진강기차마을에는 기차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세계 기차의 모든 내용들을 담고 있어야 한다. ‘요술랜드’ 내부를 살펴보면 ‘마천목장군’과 ‘섬진강도깨비’와의 내용이 태반이다. 결국 도깨비를 소재로한 시설물인데 군에서는 일부 종교계 인사들의 반대로 인하여 ‘도깨비’명칭사용을 꺼려한 것이다. 도깨비 자체를 미신이나 우상숭배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르신들이 들려준 옛날이야기 에서도 귀신은 무섭고 해를 끼치고 보복을 하지만 도깨비는 익살스럽고 조금은 부족한 장난꾸러기였으며 결국 인간을 이기지 못하며 결말에는 행복을 안겨주는 매개체역할을 하곤 했다. 그래서 도깨비는 전혀 무섭지가 않고 왠지 만나보고 싶은 친구 같은 친근감이 든다. 섬진강도깨비마을 사람들이 17년 동안 묵묵하게 걸어오면서 쌓은 도깨비라는 문화관광 콘텐츠가 이제 자리매김 되고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과 군민의 공감과 후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관광은 행정에서만 추진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민간단체만의 힘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자치단체라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 군민들 스스로 살림을 해 나가면서 자립을 하는 것이다. 17년 동안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를 상품화하기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었고 거시적인 성과가 있었다면 군과 민간단체가 함께 가야할 충분한 명분과 실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선 6기 곡성군수의 핵심공약이 ‘동화나라’이다. 곡성군에는 관광문화과 ‘동화나라팀’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 동화에서 도깨비가 핵심주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소재를 멀리서 찾기 보다는 단연코 섬진강 도깨비를 접목해야 한다, 도깨비마을 사람들의 수많은 아이디어와 곡성군의 관광정책이 결합하여 함께 간다면 큰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작은 군에서 행정과 군민이 함께 가지 않는다면 희망 하는 길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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