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부여하면 가치가 달라진다
2023년 02월 28일(화) 19:13
필자는 2023년부터 제30대 곡성우체국장으로 부임하였고 목사동면으로 전입을 마쳐 군민의 한사람이 되기도 했다. 지역의 한 기관장으로 군민에게 봉사하는 우체국과 그리고 지역 주민으로서도 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생활을 시작했다.

국장실 3층 창가로 읍내 시가지가 보이고 경찰서 무선안테나 철탑 모양이 마치 파리 에펠탑을 연상케 한다는 생각을 하며 곡성을 배우고 있다. 오고 가며 요즈음의 산녁을 바라보면 조금씩 봄이오고 있음이 느껴오고 조만간 3월이 되면 저 벚꽃나무에 꽃들로 가득할 모습을 상상해보며 나무가 인간보다 못한 존재인가 저 들녘의 잡초라 칭되며 뽑히고 베어지는 식물이 인간보다 못한 존재인가?

인간은 생로병사 다시는 이생에 돌아오지 못하지만 초목은 해마다 새로운 생명으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데 인간보다 못한 존재인가! 그러면서 필자가 진도우체국장 시절에 진도 지역을 수호하는 육군 김후길 대대장의 인성 강연 초청을 받고 부대 안보교육관에서 90여 명의 용사들에게 말했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강연시 필자의 질문에 적합한 대답을 한 용사를 앞으로 나오게 하며 대대장께 특별휴가를 청했더니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용사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히 느껴졌다.

필자는 특별휴가를 받은 용사에게 즉각 다음 질문을 던졌다. 이 특별휴가를 본인이 가지않고 다른 동료에게 양보할 생각이 있느냐 하니 ‘아니요’ 라고 하며 머뭇거리더니 ‘예 그리하겠습니다’ 라고 하길래 그럼 누구에게 주고 싶으냐 하니 어느 동료를 지목합니다. 그 용사도 앞으로 나오게 하여 다시금 대대장에게 두사람 모두 특별휴가를 청했더니 환호를 질렀고 다른 용사들은 부러움의 눈총을 쏘아댐이 느껴졌다. 필자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가 있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또한, 누군가가 나를 따뜻한 눈과 마음으로 바라봐주는 이가 있음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여러분에게도 누군가를 바라봐 주고 누군가 나를 바라봐주는 이가 곁에 있었으면 합니다. 살면서 보면 그런 인생 벗이 내 곁에 있고 없음은 큰 차이가 있고 서로가 그런 관계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며 강연을 마쳤다.

이 말은 필자 자신에게도 한 말이었다. 잡초다 함도 사실 인간이 정한 기준이지 자연이 정한 기준은 아니다.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릴수록 더 깊이 박히는 수렁속에선 잡초가 나를 끌어내는 힘이 되어주고 옛날 공중전화기에선 동전만 필요하다.

어떤 존재이든 그 필요한 때가 있는 것이고 보면 무엇만이 좋고 무엇만은 안좋다 라는 획일적 사고보담 필요한 때에 따라 존재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니 내가 누리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면 존재 가치는 사뭇 달라지며 그리되면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게 된다.

그러기에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소중한 존재이자 가치가 있고 발휘되는 군민이 되는 것이니 필자는 우체국장으로 또한 군민으로서 군민을 위한 조력자 역할에 더욱 성심을 다하고자 한다.

※필자 약력=국립철도고등학교, 전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영암우편집중국장, 진도·담양우체국장, 기술직군 역대 첫 총괄우체국장 역임.
소영준 곡성우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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