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목숨을 무릅쓰고 지켜온 소중한 유산을 나이 60이 넘어서야 관심을 두면서 매우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연구하다 뒤늦게 문화재로 지정받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류종표 곡성군 노인회장은 지난달 21일 오전 11시 석곡면 자택 蓮雲堂(연운당)에서 선대 고문서 문화재 지정을 기념하는 한시글짓기대회와 함께 10대 종부 梅蘭堂(매란당) 金禮信(김예신) 여사의 팔순 축하 연회를 열었다.
연운당 고문서 문화재 지정은 한 집안 유산에 대한 가치를 찾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나아가 국가의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고산서원 풍영계 회원을 비롯 박석무 다산(정약용)연구소 이사장, 조선왕조 26대고종황제 손자 이석 교수(황실보존국민연합회장),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노인복지정책연구회 총재 김호일 전 국회의원(제14～16대), 고현석 전 곡성군수, 심남식 곡성부군수, 고광운 곡성문화원장, 전남 22개 시․군노인회장 및 노인대학장과 서울․대전을 비롯 시․도노인회장 등 300여명이 참석해 연운당 앞뜰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전남 유형문화재 321호는 선산 류씨 곡성 입양종가인 연운당에 보관되던 고문서로 1790년 삼한당 류 진사가 지금의 연운당에 정착해 남긴 것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가치를 찾게 된 것이다.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지난 2007년 11월 간찰을 전남대 권형택 교수팀이 참여해 교수연구비로 번역․출간했다. 이후 류종표 회장이 사비를 들여 2009년 2월 전남대 고문서 연구회 안동교 박사가 고문서를 번역․출간하고, 2014년 11월 권수용 박사가 삼한당 일기를 번역․출간했다. 이같이 3차례에 걸쳐 출간된 도서를 전국의 공공도서관과 4년제 대학도서관에 기증해 석학들의 학문연구에 기여했다.
또 번역하지 못한 고문서가 남아 있는데 이는 문절공 미암 류 선생의 일기로 일부 분실됐지만 분실 전 삼한당 류 진사가 전사해 놓은 것으로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아 향후 미암 선생의 학문적 업적이 밝혀지는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류종표 회장은 “귀중한 자료를 어렵게 지켜온 어머니를 생각하면 감정이 북받치고, 평생 뜻을 같이해 준 아내가 고마워 이번에 팔순연을 함께 하게 됐다”면서 “소중한 우리 역사와 문화가 묻혀 버리지 않도록 집안의 옛 자료를 찾아 내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전한 뒤 성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올해 두 번째 열린 한시글짓기대회는 주제로 ‘連雲堂 古文書文化財指定’, 부제는 ‘梅蘭堂 金禮信女史 八旬宴’이었는데 호남의 수많은 묵객과 시인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김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