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이 마을을 떠난지 오래되어 잊을만도 한데 후손들이 동네 주민들과 인연을 맺고 12년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월당(月塘)장학회(회장 유영구․83세)는 지난달 22일(음력 3월 26일) 입면 종방마을회관에서 진소라(전남과학대 3학년)양 등 이 마을 출신 초․중․고․대학생 7명에게 총 300만원의 장학금 수여했다.
월당장학회 유영구 회장과 그 가족, 그리고 마을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이날 장학금 수여식은 부모님을 따라 이 마을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캐나다에서 거주하는 유 회장의 동생 유영길(세째․71세․약사)씨 부부도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장학금 지급은 유 회장의 선친인 월당 유수종 선생(1897～1983)이 1937년 종방마을을 만든 주역이었는데 마을을 떠나면서 소유농지 2,200평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마을공동재산으로 기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마을에서는 농지를 동네 공동재산으로 등록을 마치고 유수종 선생의 생일(음력 3월 26일)날을 마을의 창립일로 제정, 매년 선생의 송덕비각에 제향을 지내고 하루종일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지내왔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농지 운용수익이 떨어져 행사 추진이 어렵다는 주민들의 소식을 전해들은 유수종 선생 큰 아들 유영구 회장이 장학회를 설립해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총 8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4～5년마다 시부모를 잘 모시는 효부도 선발해 시상하고 있다.
월당장학회 유영구 회장은 “부모님이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마을에 기부한 것이 어릴적엔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었으나 훗날 부모의 숭고한 봉사정신을 깨닳고 그 뜻을 이어가는데 성심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마을생일이 기다려질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1932년 일본의 방직회사인 종연방직이 옥과양잠장을 신설하면서 마을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1937년 옥과양잠장 소유 땅 80정보가 소작제로 전환되면서 종방마을이 형성됐다. 당시 월당 유수종 선생은 옥과양잠장의 총 책임자로 발령받아 근무하면서 이 마을과 인연을 맺게됐다./김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