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열심히 했고 운동을 좋아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생활하다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올라 와 있는 것 같습니다.” 35년 전 운영하던 공장 문을 닫고 우여곡절 끝에 울산에서 골프계와 인연을 맺은 뒤 티칭프로로 맹활약중인 곡성 입면 출신 이기종 프로(58). 울산지역에서는 ‘이기종’ 프로 석자 이름만 말해도 골프계는 물론 아마추어 골퍼들도 다 알만큼 유명인이 돼 있다. 이 프로에게 레슨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한번 레슨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더 이상 이 프로 곁을 떠나지 못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프로의 유명세가 이처럼 하늘을 찌르듯 고공행진을 한 것은 다름아닌 오직 실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아집 때문이다. 수많은 프로골퍼들 사이에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지만, 특히 고향을 떠나 경상도에서 골프사업을 한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이 많아 오로지 ‘실력을 보여 주어야 되겠다’는 일념으로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다. 결국 이 프로의 진정성과 실력을 인정한 사람들이 한명 두명씩 늘어나면서 울산 시내 자치구마다 1개씩 총 6개를 ‘이기종 프로’라는 타이틀을 내건 실내와 실외골프연습장을 잇따라 만들어 지금은 티칭프로 신화를 써가며 12년째 울산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의 이 프로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8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는 결혼과 함께 골프화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신발 제조 공장을 설립하고 1천여 명의 직원들을 둘 만큼 한때 잘 나가는 사업가로 변신했었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공장문을 닫게됐다. 그러던중 평소 골프에 관심이 많았던 이 프로는 당시 나이가 많아 국내에선 프로자격 획득이 어려워 미국으로 건너간 뒤 티칭프로로 데뷔했고 이후 한국으로 되돌아와 피나는 노력 끝에 신화를 일구게 됐다. 올해도 이 프로는 지난 2011년 공식적으로 시작한 ‘이기종 프로배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갖는다. 개인프로가 단독으로 주최하는 이같은 대회(네이버 이기종프로, T.052-900-0754)는 국내에서는 아직 유일하다. 오는 10월 24일 울산 마우나오션C.C에서 열릴 이번 대회는 50팀이 참가할 예정이고 한국골프연맹 프로선발전도 겸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내년에는 이기종 골프투어를 개설해 전라도에서 라운딩이 이루지도록 할 계획도 세웠다. 골프계의 신화를 쓴 이 프로에게 요즈음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지금은 원도 없고 한도 없다. 하지만 한가지 남은 것은 고향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이 프로는 올해 울산지역 사업을 일부 정리하고 내년쯤 광주와 전남에서 고향 골프 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프로가 태어나고 자란 곡성을 위한 새로운 일도 함께 찾는 것도 역시 또 하나의 목표다. /김래성 기자